쓰기가 중단될 때, 그리고 쓴 것을 지울 때, 새로운 사고가 생겨납니다. 지우개를 머리에 단 연필, 이것이 창조적 사고의 가장 중요한 원형입니다.연필처럼 유연한 사고여야 한다는 겁니다. 한번 쓰면 절대로 지워지지 않는 잉크펜이나 볼펜 같은 경직된 사고형에서는 결코 창조적인 생각이 태어나지 않습니다. 고정관념을, 편견을, 그리고 일상성에 토대를 둔 도구적 사고를 지울 수 있는 하나의 지우개, 연필과 함께 붙어 있는 지우개. 이것이 앞으로 다가오는 젊은이들이 필요로 하게 될 새로운 사고의 틀일 것입니다.쓰고 지우고, 지우고 또 쓰십시오. 이 시대의 젊은이들은 지우개가 달린 연필로 사고해야 합니다. - 이어령, <젊음의 탄생> 지우개가 달린 연필... 기억해보면, 연필만 쓰다가 볼펜을 쓰기 시작하면서 쓰는게 고달프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썼다가 지울 수 있는 여유만큼 사고의 공간이 넓어지는게 아닐까요?
2018.03.23
조회 714
지나간 일을 슬퍼하고 오지 않는 일에 애태우는 어리석은 사람들. 그 때문에 그들은 시든다. 낫에 잘린 푸른 갈대처럼.지나간 일을 슬퍼하지 않고 오지 않는 일에 애태우지 않으며현재의 삶을 지켜나가면 얼굴빛은 맑고 깨끗하리.​ - 전재성 역 <쌍윳따니까야> 사막에서는 밤에 낙타를 묶어두었다가아침에는 끈을 풀어놓는다고 합니다.그래도 낙타는 달아나지 않는데.. 묶여있던걸 기억해서입니다. 지나간 일보다는 앞 일에 힘쓰는 내가 되기를..
2018.03.21
조회 711
예능 프로 <윤식당 2>에서 비빔밥을 처음 본 외국인들이 비벼서 먹지 않고, 재료를 하나하나 따로 먹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안타까운 시청자들은 "TV 속으로 들어가서 비벼주고 싶었다"는 반응들이 많았지요. 왜 그들은 비벼서 먹지 않았을까요?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하나는 화반(花飯)이라 불릴 만큼 온갖 채소로 예쁘게 꾸며진 비빔밥을 섞는 것을 주저해서고, 다른 하나는 각각의 재료와 어울리면서 더 좋은 맛을 내주는 간장, 고추장의 특성을 알지 못해서라고 합니다. 다른 것과 섞였을 때 재료 본연의 맛을 살려주면서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발효식품 장醬은 한국인의 정情과도 닮았습니다. 혼자보다 함께하는 것을 좋아하고, 서로 다른 것을 섞어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역동성. 음식에는 그것을 만들고 즐기는 사람들의 정서가 스며들어 있습니다.
2018.03.19
조회 666
힘든 일이 있었나요? 슬픈 일이 있었나요? 그 일로 인해 삶이라는 학교는 분명 나에게 어떤 큰 가르침을 주려 했을 것입니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절대 서둘지 말고 천천히 살펴봐야해요. - 혜민스님 과학자들은 실패라는 말 대신, 실험이라 말하고 성공이란 말 대신, 결과라고 말합니다. 며칠전, 우리 곁을 떠난 스티븐 호킹 박사는 21살때 루게릭 병을 앓게 되면서 의사로부터 2년이라는 시한부선고를 받게 됩니다. 그러나, 그는 좌절하기는 커녕 더 적극적으로 삶을 바라보게 됩니다. '그 당시 내 꿈은 혼란스럽기만 했다. 내 상태에 대한 진단이 내려지기 전까지 나는 삶에 대해 지겨워하고 있었다. 가치 있는 어떤 것도 할 일이 없어 보였다. 그렇지만 내가 병원에서 나오자마자, 나는 내가 처형당하는 꿈을 꿨다. 갑자기 나는 내 사형 집행이 연기된다면 할 일이 너무 많으리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나는 내 스스로가 놀랍게도 과거보다 지금의 나의 삶을 더 즐기게 되었다.' - 스티븐 호킹 포기하지 않는다면 실패는 없을 것입니다. 21살에 시한부선고를 받은 스티븐 호킹처럼.. 좋은 하루 되세요 :)
2018.03.16
조회 739
공감은 연민이나 측은지심보다 ‘인仁’과 가깝다고, 나는 생각한다. 인仁은 사람 인人에 두이二를 더해 만든 한자다.여기에는 단순히 ‘마음 씀씀이가 야박하지 않고 인자하다’는 뜻만 있는게 아니다. ‘천지 만물을 한 몸으로 여기는 마음가짐 혹은 그러한 행위’까지 내포한다. - 이기주 <말의 품격> 한의학에서 기혈이 막혀서 손발이 마비 되는 것을 불인不仁이라고 합니다.몸의 기혈이 순환해서 통하는 것은 마치 '만물이 하나의 몸이란 것을 깨닫는 인仁'과 같고, 반대로 손과 발이 마비되면 내 몸의 일부분이란 것을 느끼지 못하기에 불인不仁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막혀있는 기혈을 뚫어주기 위해서는 침, 뜸 등의 치료법을 사용하지만, 소통이나 공감의 단절로 앓게 되는 우울증 같은 증상은 어떻게 치료하는 것일까요? <열하일기>를 쓴 연암 박지원은 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해서 장터로 나갔다고 합니다. 사람들과 소통하고 공감하기 위해서 사람들 속으로 들어간 것입니다.
2018.03.14
조회 595
살아간다는 건 매일매일 새로운 길로 접어드는 것. 원하든 원하지 않든, 매일매일 쏟아져 들어오는 현실과 마주하는 것. 매 순간 정답을 찾을 순 없지만 그래도 김사부는 항상 그렇게 말했다."우리가 왜 사는지, 무엇 때문에 사는지에 대한 질문을 포기하지마라. 그 질문을 포기하는 순간, 우리의 낭만도 끝이 나는거다.” -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중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있지 않다고 믿는, 그러면서도 누군가는 지켜주었으면 하는, 그래서 잊혀지는 것 '낭만'
2018.03.12
조회 561
누비옷을 아시나요? 옷 한벌을 만들기위해서 직접 쪽밭을 가꾸고, 쪽물을 내어 염색하고, 손으로 짜낸 명주실로 한땀 한땀 정성으로 누벼서 만드는 누비옷. 기도하는 마음으로 한올 한올 지은 옷이기에.. 그 정성으로 전쟁터에 나가는 지아비와 자식을 천지신명이 지켜주실꺼란 믿음으로 입혔던 옷이라고 합니다. 십여년 전, 일본에서 세계퀼트전을 할 때였습니다. 전 세계에서 바느질을 '한다'하는 사람들이 다 모였는데, 누비장 김해자씨의 누비옷을 보고는 걸음을 멈추고 모두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그 정성에 감화되어서 눈물이 터져나온것이겠죠. 정성은 하늘도 감동시키는 마음인가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대충 만들지 마라. 입는 사람의 입장에서 공을 들여라. 기운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옷 속에 스며든다.” - 누비장 김해자
2018.03.09
조회 674
아메리카 원주민(침략자들이 ‘인디언’이라 불렀던)은 나무를 ‘서있는 사람들’이라고 정확히 불렀다. 그들은 수직적 관점이라는 폭력적 시야에 물들지 않고 수평적으로 눈높이를 조정하였다. 그럼으로써 세상의 이치를 투명하게 간파했다.- 데이비드 조지 해스컬 <나무의 노래> 유럽의 정복자들은 그 땅에 살았던 사람들, 원주민을 사람과 동물의 중간쯤으로 여겼습니다. 그래야만 그들을 지배하고 약탈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무도 동등한 생명으로 존중했던 사람들을 바다 건너 온 그들은 폭력으로 사냥하고 지배했습니다. 신영복 선생님은 '콜럼버스의 출항은 본격적인 식민주의 역사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였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배운 역사는 승자의 기록입니다. 그러나 역사는 평범한 사람들, '약한 사람을 돕고 거짓말하지 말고 잘못한 일은 바로잡자'는 평범한 가치를 마음에 새기고 사는 보통 사람들에 의해 바뀌어 왔습니다. '더불어 살자' 오늘의 편지입니다.
2018.03.07
조회 589
천명을 알지 못하면 군자가 될 수 없고 예를 알지 못하면 세상에 당당히 설 수 없으며 말을 알지 못하면 사람을 알 수 없다. <논어> 논어는 '3부지三不知'로 끝이 납니다. 세상의 이치인 천명天命과사람 사는 도리인 예禮그리고 겉과 속이 진실한 말言을 아는 것이첫 문장인 '학이시습지(배우고 때때로 익히는 것)'의 결론이란 생각이 듭니다. 사람을 아는 공부를 달리 '말공부'라고 합니다.말이 곧 그 사람 자신이며,말로써 사람의 마음을 얻기도 하고 잃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서점가에 <말의 품격>이나 <말 그릇>이 베스트셀러인 것도 우연은 아니겠지요.
2018.03.05
조회 677
울지 마라외로우니까 사람이다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갈대숲에서 가슴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 퍼진다. - 정호승 <수선화에게> 시인은 사람, 새, 물가, 산 그림자, 종소리에서 '외로움'을 느낍니다. 그 외로움이 서로를 만나게 한다고합니다. 서양의 철학자 화이트헤드는 "모든 존재는 만족이라 불리는 '느낌의 통일 '속에서 하나로 결합해 들어가게 된다"고 했습니다. 저 푸른 산과 별, 사람과 만물이 서로 느껴지기 위해서 존재하고, 마음으로 느껴서 하나가 된다는 것입니다. 시인이 말하는 그 느낌은 '외로움'입니다. '모든 존재는 외로움으로 느끼는 것'이기에 눈이 오면 눈을 맞고, 비가 오면 비를 맞으며 담담하게 걸어가라고.. 바람 부는 대로 물결치는 대로.
2018.03.02
조회 669
어린 시절에 읽은 책에 '이 정도의 비는 맞아주는게 예의야'라는 글귀가 있었습니다. 보슬비가 내리는 시골길을 걸으면서 주인공이 했던 이야기입니다. 그 뒤로부터, 오랫만에 내리는 단비에는 우산을 들지 않게 되었습니다. 메마른 대지를 적시는 비는 생명을 사랑하는 자연의 선물이며, 한방울의 비에도 무한한 공력이 깃들어 있음을 알게 되어서입니다. 단비는 오래 내리지 않습니다.살면서 겪게되는 고통의 순간도 그렇겠지요. 작은 고생에 오히려 감사하는 나이가 되면서.. 책 속의 주인공처럼 후배에게 말해봅니다. "이 정도의 비는 맞아주는게 예의야" 추신: 이번 봄비는 맞아보세요. (서울에 사시는 분은 산성비.. 시골에서..)
2018.02.27
조회 582
"참자기를 찾는 게 결코 쉽지 않지만 그러기 위해 끝없이 노력해야 한다. 그게 인간답게 사는 길이다. 자신을 편한 자리에서 내쫓아 벼랑 끝에 세우면 동물적인 감각, 야생적인 투지가 되살아난다. 지금 여기 내가 고도로 살아 있음이 느껴진다." - 서강대 철학과 최진석교수 인간답게 사는 것은가치 있고,의미 있다고 여긴 일에는 물러섬이 없는 것을 말합니다. '강물을 따라 흐르는 것은 죽은 물고기 밖에 없다' - 독일 속담 *캘리-홪작가
2018.02.26
조회 608
20년전 미국 워싱턴 프리어갤러리의 한국실은 20평 규모에 우리 문화재가 서른 점 남짓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중국 일본에 비해 양은 적지만 질은 아주 우수했습니다. 저자는 20년전 아침 일찍 프리어갤러리를 찾아갔는데 텅 빈 한국실 앞에 제복을 입은 흑인 경비아저씨가 눈웃음을 보내옵니다. 경비아저씨가 분청을 좋아하냐고 물었고, 놀랍고 기쁜 마음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답니다. 경비아저씨가 박물관에서 일한 것이 25년인데 처음에는 도자기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답니다. 몇 해를 근무하다보니 도자기에 대한 느낌이 왔답니다. 처음엔 중국도자기가 좋았는데 권위적인 느낌이 들고, 그 다음은 일본 도자기에 심취, 그러나 곧 가볍다는 느낌이 들었답니다. 그리고 이제는 한국도자기를 좋아하게 되었는데 청자는 예쁘고, 백자는 부드럽고 분청사기는 친근함이 느껴진다고. 특히 분청사기는 처음에는 불성실하다는 느낌이었는데 보면 볼수록 자기 같은 사람을 위해 만든 듯한 욕심 없는 도자기 같다고. 그러면서 퇴근하면 자기 아들에게 저자와 나눈 분청 이야기를 해 줄 것이라고 합니다. 저는 도자기 만드는 곳 옆에서 10년 넘게 눈동냥, 귀동냥 하다 보니 도자기에 대한 일반적인 느낌, 그 이상의 감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경비원이 말한 한국, 중국, 일본의 문화 차이, 그리고 청자와 백자, 분청사기에 대한 느낌은 문화와 그릇에 대한 일반론입니다. 동양문화에 대해 공부를 했다기보다는 25년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낀 것이지요. - <유홍준의 국보순례> 중에서 일본에서 국보로 대접받는 '막사발'의 아름다움美은 자연스러움입니다. 규격과 대칭의 완벽미를 추구하던 일본인에게 무심한 듯 자연을 닮은 막사발은 큰 충격으로 다가왔습니다. 조선의 막사발 '이도차완(井戶茶碗)’이라고 부른다. 책에서 소개된 프리어갤러리의 경비원도 오래 볼 수록 편안해지는 분청사기의 美에 눈 뜨게 된 것이겠죠. 글을 읽으면서 '친숙하면 흔한 것으로 생각해서 그 가치를 잊는 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 발행 후기이 글이 70번째 편지가 되는군요. 그동안의 제 마음을 지극히 '초등학생스러운' 만화로 그려보았습니다. 늘 고맙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2018.02.23
조회 609
우리가 사는 지구에 사계절이 있는 이유는 자전축이 기울어 있기 때문이다.누군가를 좋아하는 것도 그 사람에게 기울어지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그 사람 때문에 마음이 봄이 됐다가, 여름이 됐다가 때론 가을이 되고 겨울이 된다.하루에도 몇 번씩 계절이 바뀌고 따뜻했다가 추웠다가 밝았다가 어두웠다가 한다. - 드라마 대사중에서 누군가에게마음이 기울어지면변화를 겪게 되는 감정. 봄처럼 따스하고여름처럼 타 올랐다가가을이 오면 결실을 맺거나 싸늘하게 식어버리고는이별의 시간인 겨울을 맞게 됩니다. 살며 사랑하는 것모두 자연의 법칙을 따릅니다.
2018.02.20
조회 688
정자는 물의 가운데 위치해서 주변을 바라볼 수 있게 되어 있다. 자연과 건축물 사이의 물로 확보된 빈 공간에서인간이 사유할 수 있는 여유를 주는 건축이라 할 수 있겠다. 이 같은 디자인은 자연을 극복할 대상으로 생각하지도 않고,이용할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고,다만 자연을 대화의 상대로 보는 동등한 관계 설정이 있고서야 나올 수 있는 디자인이다. 인간관계에서도 그러하듯이 디자인에서도자연환경을 동등한 대화의 상대로 보는 것이 가장 성숙한 디자인의 방식이다. - 유현준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 중에서 계절에 따라 모습을 달리하며 애써 꾸미지 않는 자연.그런 자연을 닮은 건축은 '자연의 일부분'인 사람과 닮았습니다. 물을 담을 수 있는 빈 공간에서 흐름을 멈춘 물은,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추고 나를 바라보는 고요의 시간을 뜻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2018.02.19
조회 634